My tastes 16 Sep 2011 = 地中美術館 지중미술관 2011/09/19 00:19 by renaine



교토역에서 신칸센으로 오카야마역으로.
오카야마역에서 우노역으로. 그리고 우노역에서 페리를 타고 나오시마로 향했다.






20여분 남짓 페리를 타고 도착한 나오시마.
항구에서 버스를 타고 섬을 반 바퀴 돌아 지중미술관으로.

지중미술관의 티켓 센터와 미술관은 꽤 떨어져 있다.
티켓을 구입하고 미술관 입구로 가는 도중에 지중해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연못을 낀 조그마한 정원이 있다.






모네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풍경.
실제로 모네의 waterlilies만 다섯 점이 있다고.

이 일주일 간 교토에서 한 곳, 오카야마에서 두 곳의 미술관을 갔는데
합쳐서 열 점이 넘는 waterlilies를 봤다. 물론 일본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들.
일본인들의 인상파(+프랑스)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점.








이 연꽃 말고도,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평범한 식물원 보다 훨씬 공들여 가꾼 예쁜 정원이었다.









이 앞에 선 순간 얼마나 설레었는지.







아침부터 굶었던 터라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부터 들렀다.
홍차 한 잔과 가토쇼콜라.
지방의 작은 섬의 미술관의 가토쇼콜라가 한국 모 유명 베이커리보다 훨씬 나았다.

바댜를 향해 난 전면창을 향해 모든 좌석이 배치 되어 있었다.
날씨가 맑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기서부터는 사진 촬영 금지였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감상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 
  

James Turrell의 작품을 본 건 처음이었다. 안도 타다오의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네모난 공간이 그의 작품 전체였다. 하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도 나쁘지 않았으나 새파란 하늘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어둠 속에서 한 발 내딛으면 여전히 갇힌, 그러나 상공은 트인 곳이었다. 어둠 속에 비친 한줄기 빛이라는 테마에 이만큼 어울리는 공간이 또 있을까. 안도 타다오와 Turrell이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은 해왔으나 실제로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Open field는 현실과 유리된 어떤 다른 시공간 같았다.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하게 이리한 저리 걸어다니다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대로 눕는다면 공중 부양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커다란 방의 끝은 낭떠러지고, 그 건너의, 푸른 빛으로 가득 찬 곳은 또 다른 공간이라고 했다. 큐레이터에게 들어갈 수 있냐고 물으니 자기도 한 번도 가 본적 없다면서. 나는 막무가내 뛰어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으나 꾹꾹 참고 아쉽게 돌아나왔다. 색채도 질감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계산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이었다.


모네의 방. 부드러운 슬리퍼로 갈아신고 들어간 곳은 냉기가 돌았다. 조명 없이 어두운 방을 지나 연결된 모네의 방, 넓게 트인 문 사이로 수련이 보였다. 모네는 작품을 그릴 때 전시 공간도 함께 구상했다고 한다. 안도 타다오가 그 구상을 구체화시켰다고.

슬리퍼를 갈아 신게 한 이유는 바닥이었다. 한 변 2cm의, 마블 정육면체 70만개로 채워진 모자이크는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이 방은 모서리가 없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그림자가 지지 않고 공간이 제한되어 있는 느낌도 없다. 그 한 벽면마다 수련이 한 점씩 걸려 있었다. 정면에서 보이는 건 2x6m의 가로로 긴 수련이었다. 이제까지 본 수련 중 가장 흐릿하고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 방의 조명은 자연광을 이용한 간접 조명이라 하루 중 어느때에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고 했다. 오늘은 흐린 날이라 약간 어두운 편이라고. 그 방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시선을 어디로 돌리든 수련이 보인다. Open field보다는 현실적이지만 여전히 비현실적인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30분은 족히 넋을 놓고 서 있었던 것 같다.


Walter de Maria의 공간은 감상보다는 계산을 하게 만들었다. 스물 일곱 개의 금색 오브제, 3x3x3의 경우의 수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가운데 커다랗게 자리 잡은 검은색의 화강암 구체는 인도에서 왔다고 한다. 먼저 오브제를 옮기고 건물을 완성시켰다는데. 가까이 가면 거기에 비치는 풍경은 우는 것처럼도, 웃는 것처럼도 보인다. 모네와 Turrell을 보기 전에 봤다면 감탄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역치는 오르다 못해 마비된지 오래였다.








지중미술관의 출구. 마지막까지도 안도 타다오는 본분에 충실했다.







베네세 하우스. 이 곳도 역시 미술관이며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다.
현대 미술이 주였는데 Warhol 외에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장소였다. 석양을 보지 못한 게 안타까울 뿐이다.



덧글

  • 이요 2011/09/19 14:49 #

    설명만 들어도 멋지네요. 안도 타다오와 모네라니. 가보고 싶지만 내 생에 다시 일본을 갈 일이 있을까 싶고...^^;;
  • renaine 2011/09/19 20:30 #

    산넘고 물건너 찾아갔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이었어요. 제가 안도 타다오빠;라는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 가 보셔도 좋을 듯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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