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橋는 교토 granvia 호텔 안에 있는 일본요리점.
바로 옆에 吉兆(교토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요정) 분점이 있어서 있는 줄도 몰랐는데
비교적 캐쥬얼한 곳에 가 보고 싶다는 요청에 N상이 데려가 주셨다 :)

조가비 모양의 우츠와器
입춘대길 :)

春菊豆腐 蟹身 とろろ ポン酢あん
게살과 마를 얹은 쑥갓 두부, 폰즈앙
게살과 마를 얹은 쑥갓 두부, 폰즈앙
차갑게 식힌 우츠와 안에 들어 있는 차가운 요리.
두부라기에는 후에 가까운 차진 감촉에 은은한 향이 좋았다.

つぶ貝真丈 占地 青菜 梅人参
소라로 만든 신죠... 어묵 비슷한 거.
커다란 소라살이 씹히지만 질기기는 커녕 부드럽다.
유자향이 없었으면 좀 심심했겠다 싶을 정도로 맑은 다시.

鮮魚盛り 鰤 甘エビ
방어와 단새우
일본의 (고급) 사시미는 종류가 뭐든 입에서 녹는다.
새우나 오징어 종류는 달기까지 한데, 새우가 감동이었다.
그릇 밑에 얼음 조각이 깔려 있다.

무 두께가 충격적이라 한 장 더.

甘海老湯葉巻 海老イクラ うぐいす麩 黒豆松葉刺し
단새우 유바말이 새우연어알 푸른완두후 솔잎에 꿴 검은콩
鰆 蕗味噌焼 蕪
삼치 후키미소야키 순무즈케
白身黄身酢和え 叩き木ノ芽 菜の花
키노메 무침 유채꽃
蓮根 椎茸 青唐
연근 표고버섯 아오토 튀김
카이세키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은 재료와 조리법들.
삼치 미소구이가 제일 맛있었고, 따라나온 즈케도 아린 맛 없이 훌륭했다.
튀김을 거의 남겼는데도 슬슬 배가 불렀다...orz

百合根饅頭
백합뿌리 만쥬
보통 백합뿌리를 和菓子와가시 재료로는 많이 쓰는데,
요리로는 그다지 접해 본 적이 없는데... 어차피 구황작물.
안에 간 고기랑... 푸아그라 비슷한 맛이 나는 걸 보니 간을 넣은 듯 하다.
맛 이전에 배가 불러 ........

鰯茶漬け 香の物
이와시챠즈케 츠케모노
드디어 식사. 이와시챠즈케.
올라가 있는 시소잎을 치우려다가 먹어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렇게 익숙해지는 거겠지만 산초는 아직도 좀...
차와 시소 덕분인지 비린내 대신 생선의 맛이 두드러졌다.

앙미츠
한천과 키위, 딸기 다이스에 시로타마白玉, 시로미츠白蜜를 끼얹고 쯔부앙粒あん을 올렸다.
입가심을 하기 좋은 정도의 단 맛.
처음에 교토에 왔을 때는 다른 요정에서 더 화려한 가이세키를 먹었는데 그 때는 사실 무슨 맛인지도 몰랐다. 공예에 가까운 플레이팅과 거의 완벽한 서빙 속도, 다채로운 재료에 감탄하는 게 고작이었다. 지금보다 편식이 더 심하기도 했었고.
교토에서 2년 반을 지내고 나니 이제는 쿄료리가 무슨 맛인지 알겠다.
가장 맛있게 뽑아내기 위해 재료를 달리 하며 수십번을 우려낸다는 다시出汁의 맛을 알고, 감춰진 맛을 내는 유자, 산초, 시소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약식이긴 하지만 다도茶道를 배워 차실에서 차와 과자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유카타 정도는 혼자 입을 수 있고, 교토 어느 시니세老舗에 들어가서도 외국인임을 눈치 채이지 않을 만큼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떠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어차피 시간밖에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2년 반의 성과 치고는 나쁘지 않지. :)
다음에 교토를 방문하면 '돌아왔다'고 생각하게 되겠지. 그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교토에서 2년 반을 지내고 나니 이제는 쿄료리가 무슨 맛인지 알겠다.
가장 맛있게 뽑아내기 위해 재료를 달리 하며 수십번을 우려낸다는 다시出汁의 맛을 알고, 감춰진 맛을 내는 유자, 산초, 시소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약식이긴 하지만 다도茶道를 배워 차실에서 차와 과자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유카타 정도는 혼자 입을 수 있고, 교토 어느 시니세老舗에 들어가서도 외국인임을 눈치 채이지 않을 만큼 일본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떠날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어차피 시간밖에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2년 반의 성과 치고는 나쁘지 않지. :)
다음에 교토를 방문하면 '돌아왔다'고 생각하게 되겠지. 그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덧글
고앵 2012/02/08 18:59 #
눈으로 먹는 요리이군요 :) 아름다워요! 이제 교토를 떠나시는군요. 레나님께 나중에 계속계속 그리워지는 장소가 될거 같아요. :)
renaine 2012/02/09 21:27 #
교토 체류 기간만 따지면 이제 한 달 쯤 남았네요. 처음에는 너무 시골이라 별로였는데 익숙해졌나봐요. 대도시로 돌아가면 또 적응이 필요할 것 같아요 ^^;
키르난 2012/02/08 19:03 #
여행을 가도 가이세키는 비용 문제로 생각을 못했는데... 글을 읽고 있다보니 조금씩이라도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으, 하지만 가격의 벽은..ㅠ_ㅠ..; 그리고 아직은 그 맛을 제대로 느낄 내공이 안되니 조금 더 경험치를 쌓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네요.^^;
renaine 2012/02/09 21:30 #
점심이라면 4000엔-5000엔 정도인 곳도 있어요. 의외로 싼 가격이라 놀랐던 기억이...짜고 달고 매운 것에 혀가 길들여져 있으면 맛을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간도 세지 않고 식재료의 향과 풍미를 최대한으로 살리는 요리라 ㅠㅠ
루이 2012/02/10 06:03 #
2년 반이라 해도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일본 문화 이해가 아주 깊으시네요.
renaine 2012/02/10 16:08 #
아직 공부할 것들은 산처럼 쌓여 있는걸요...ㅠㅠ일본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고 어릴 때부터 접해오다보니 익숙해 지는 게 빨랐던 것 같아요 :)
루이 2012/02/10 17:09 #
4월에 교토 출장계획이 있는데 무리가 안된다면 가게 추천 부탁드리고 싶네요. ^_^
renaine 2012/02/11 14:04 #
글쎄요- 아무래도 음식이란 게 취향을 타기 마련이라 추천 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제가 음식점 보다는 디저트나 케이크집을 많이 돌아다니도 하고, 워낙 요리 카테고리가 방대하기도 하고요. 어떤 걸 원하시는지 알려주시면 말씀드리기 쉬울 것 같네요. :)
루이 2012/02/11 14:55 #
점심으로 5000엔 선에서 방어할 수 있는 쿄료리집이라면 좋겠습니다.
renaine 2012/02/11 20:36 #
말씀드린 대로 granvia 호텔의 吉兆도 괜찮고요.시조카와라마치 타카시마야 백화점 7층의 일본 요리 집들도 나쁘지 않아요. 카라스마의 다이마루 백화점 윗층에는 고젠(간단한 일본요리 정식류)와 스시를 한 스페이스에서 주문할 수 있게 해둔 곳도 있어서 여럿이 갈 때 괜찮아요.
아라시야마의 몇몇 여관은 점심 식사와 온천입욕을 셋트로 내놓는 곳도 있고요.
유도후로는 기요미즈데라 근처의 쥰세이가 유명한데 여기는 말 그대로 두부 위주의 요리라 안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기온 쪽으로 들어가면 가격대가 0이 하나 더 붙어 버리는지라 쉽게 추천 드리기가 그렇고요;;
제일 무난한 건 역시 백화점 윗층이나 호텔이 아닐까 싶네요 :)
루이 2012/02/11 21:22 #
타카시마야 백화점이 편리할 것 같네요. 감사 :)